천재들의 연구실.

삼국지에는 무수한 영웅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진짜 뭐 하나 가진거 없이 나중에 황제의 자리까지 올라
후계자에게 대업을 전한 인물은 유비 단 한사람뿐입니다.

그 잘난 조조도  결국 황제를 칭하진 못하고 죽었거든요.

가난한 촌뜨기 유비에 대해 여러분에 이미지는 어떤가요?
아시다시피 무력이 뛰어난것도 지력이 뛰어난것도
딱히 어떤 강렬한 이미지 포지션이 없습니다만

그는 이모든걸 상쇄하는 엄청난 강점이 있었으니
바로 사람을 끄는 '매력'입니다.

금수저 귀족출신 원소와 조조도
강동의 호랑이 손견, 무력의 왕 여포 조차도 오르지 못한
황제의 자리를 그야말로 맨손으로 이뤄낸 유비.

물건이 아닌 사람의 마음 그자체를 사버리는 능력.
대표적인 이야기 

 

 



1. 삼고초려

워낙 유명한 사자성어죠.
어떻게든 바닥에서 일어나보려 했지만
좀 살만하면 뒤집어지고 엎어지고 하던 유비

그런 그에게 한 어르신이 조언을 해줍니다.

와룡과 봉추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이죠.

그러고보니 주변에 관우 장비같은 일당백 용장들을 갖추고도
맨날 얻어맞고 다녀 자존감이 바닥이던
유비는 '그래 나에게 참모가 필요해'하며
와룡 공명을 섭외하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


근데 잠깐 여기서 상황 설명을 하자면
유비에게 참모가 필요한 건 사실이었고
많이 지고 다닌 것도 팩트지만

당시 유비는 황제에게
좌장군 예주목 의성정후라는 벼슬과 작위를 
받았을뿐 아니라 
황실의 종친으로서 이미 그 시점에 천하의 삼분의 이를 차지한 
조조의 맞수로 전 중국에 이름을 떨쳤던 핵인싸, 슈퍼셀럽이었습니다.

게다가 유비와 제갈량의 나이차이는 대략 20살 정도로
자기보다 20살이나 어린 사람을 지역에서 유망주로만 
여겨지던 백면서생 제갈량을 섭외하기위해 세번씩이나 극찬하며
찾아간 것입니다. 

지금으로치면 비록 대기업은 아닐지언정
한때 대기업과 맞붙기도 하고 잘나가던 중소 중견기업 회장님이
대학갓나온 석사정도의 이름좀 있는 인재를 뽑겠다고
직접 3번이나 손수 찾아갔다고 보면 될까요?

물론 우리야 이후 제갈량의 무지막지한 업적을 이미 알고 있기에
유비는 3번이 아닌 30번을 찾아갔어도 모자라다고 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제갈량이 우량 가치 성장주인지 이름만 무성한 개잡주
작전주인지 모를때였으니까요.

이때 이 작전주인지 우량주인지 모를 인물을 추천한 또 한사람이
있으니 당시 유비 휘하에서 활약하던 서서라는 인물입니다

아무튼 당시 유비에게 서서는 
 “제갈공명은 와룡입니다. 장군께서는 어찌하여 그를 쓰지 않으십니까?”

라고 묻자 유비는 댁이 데리고 오시오라고 했으나 
 “이 사람은 가서 만나볼 수는 있으나 몸을 굽혀 오게 할 수는 없습니다. 
장군께서 의당 몸을 낮추시고 방문하셔야 합니다.”

라고 조언했다고 정사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에 등장 합니다.

삼국지 세트 이문열 삼국지 개정 신판 전 10권, 알에이치코리아


근데 이 서서라는 인물에게서 유비의 인품을  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당시 유비에게 서서는 꼭 필요한 인재였는데
어머님이 조조에게 인질로 잡히자
서서는 자식된 도리로 가봐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이때 유비는 눈물로 마중하며
부모자식의 정을 어찌 자기가 떼어놓을 수 있냐며
서서를 보내줍니다.

연의 삼국지를 보신 똑똑한 구독자분들이라면 이미 알고계시겠지만
서서를 만난 이후로 유비군 전체가 바뀌었다고 할정도로
꼭 필요한 인물이었고 인재였음에도 유비는 홀연히 놔주게 되죠.

아무튼 이 이후 인재를 받아들일 준비로 유비는
사우나에가서 찜질도 좀 받고 피부관리랑 네일아트를 받은뒤에
(물론 진짜 그러진 않았겠죠;;)
어쨋든 몸을 정결하게 하고 두 아우와 함께 제갈량을 방문합니다

그러나 집에는 동자 한명만이 있었고 제갈량은 여행을
떠나 언제돌아올지 모른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이에 뭔길을 온 장비는 심통이 나서 
'에이 그깟놈 데리러 먼길까지 왔는데 이게 뭐냐'
하면서 성질을 내기도 합니다.

이후 다시 한번 제갈량에 집에 방문하지만
역시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돌아오는 길에
백성들이 제갈량의 아내 부인을 놀리는 노래를 부르는 걸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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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가 "아내가 저 모양이니 제갈량도 딴 여자나 만나러 
돌아다니는 모양이다"라고 투덜대지만 유비는
시끄럽다고 일축하고 조용히 돌아갑니다.


참고로 제갈량의 아내 황부인은 당시 기준으로 외모가 좋지
못해서 놀림거리였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공명이 부인 고르는 것은 배우지 마라" 라는
속어까지 있었다고 하니 그당시에도 이놈의 외모지상주의는
심했었나 봅니다.

그러나 제갈량은 외모에 상관하지않고 그녀의 재능에 반해 결혼
했으며 제갈량은 이 결혼을 통해 얻은 엄청난 인맥으로
지역에 명사가 되었으니 부인의 덕을 톡톡히 본셈입니다.

제갈량의 집에 갑자기 많은 손님들이 들이 닥쳐도 황부인은 
언제나 초고속으로 식사를 준비했기에 비결이 궁금했던
손님들은  이를 궁금해해서 주방을 들여다봤더니 
목각 자동인형들이 맷돌을 돌리고 절구를 찧고 있었다고 합니다.

현명한게 그 남편의 그 아내입니다.
외모가 전부가 아닌것입니다 여러분
황부인은 천문, 지리, 병법에 능했다고 하니
뒤에서 활약했을 가능성은 충분하죠.

아무튼 그러나 유비의 제갈량얻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해가 지나 봄에 다시한번 유비는 제갈량을 찾아갔으나
공교롭게도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이에 유비는 깰때까지 와룡선생을 기다립니다
진짜 대단하네요.....

심지어 제갈량이 뒤척이는 걸 동자가 깨우려 하자
눈짓으로 말리기까지 합니다.

어릴땐 잘 몰랐지만 이걸보면 유비가 진짜 인생의 고수입니다.
나중에 일어난 상대는 얼마나 민망하겠어요
어찌 부탁을 거절하겠습니까?

반면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성질급한 장비는 
밖에서 기다리다 어떻게 되가고 있나 안을 들여다보니
유비가 계속 서서 기다리는 걸 보게 됩니다.

우리형님을 저렇게 대우하다니 눈이 돌아간 장비는
당장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길길이 날뛰지만
다행히 관우가 만류하는 바람에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안그랬으면 거사를 그르칠뻔했죠 ㅎㅎ

드디어 잠에서 깨어난 제갈량은 인기척을 느끼고
누가 찾아왔냐고 동자에게 묻게됩니다

제갈량은 인기척을 느끼고 동자에게 누가 찾아왔냐고 묻자 
동자는 유비가 한참부터 기다리고 있다며 얼른 대답했고, 
제갈량 역시 얼른 의관을 갖추고 유비를 맞이합니다. 
이후 정식으로 예를 표할 때 한낱 백성인 자신에게 무릎을 꿇는 것을 
보자 감복하고 유비가 의견을 묻자

이 때 그유명한 공명의 대계 천하삼분지계를 설파합니다.
 

한참 설명을 들은 유비가 망설이다가 세 번이나 찾아온 목적인 
"부디 나와 함께 그 대업을 이루자"고 말하자 제갈량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며 거절했으나, 유비가 "그러면 저렇게 고통받는 
백성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오"라며  눈물을 흘리자 
마음이 움직여 유비에게 종군하기로 결정합니다.

만화 삼국지 세트, 문학동네




장수로써의 무력도, 책사로써의 전략도 
그에 바탕이 될 배경도 빽도 일도 없던 촌뜨기 유비.

그러나 그는 사람의 마음을 사는 능력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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