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연구실.

가노 지고로, 나약한 신체를 극복하려 18세 때 고류 유술에 입문.
훗날 유술을 정립한 새로운 무술 유도를 창시하니 그의 나이 23세.
기존의 유술 세력은 한 이단아의 신생 무술에 견제와 도전으로 응수,
가노 지고로는 피하지 않고 유도로 맞서 승리한다. 
일본 유술계의 패권을 건 이 싸움에서 가장 빛나던 가노의 제자가 있었으니, 
훗날 강도관 유도의 전설이 되는 남자 사이고 시로 6단이다. 


참고로 신 공태랑 나가신다 유도편에서 전설의 유도가로 나오고 

문어발을 가진 태풍메치기의 창조자로 나오는 그 분이 바로 이분!


가노 지고로가 기존의 유술과는 다르게 바둑에서 단과 급 제도를 따오고,

사람을 죽이는 기술이 아닌 철학을 담아 유'술'이 아닌 유'도'로 칭한,

갖가지 혁신으로 새로운 커리큘럼을 세워 창시한 게 유도이다.




1. 사이고 시로의 탄생.


사이고 시로는 1866 년 3 월 20 일, 아이즈번에서 태어나.
하급 가신 집안의 3남으로 어릴 때부터 아이즈의 토속 유술인 오토메 유술을 수련했다고 하네.

(특정 유파의 이름이 아니라 그 지역의 유술을 통칭)


일본의 경우 번 마다 지정 검술과 유술이 있었다고 하는데, 
사이고 역시 아이즈 출신이니 그곳 오토메 유술을 했었나봐.


과거 일본엔 여러개의 유술 파가 널려있었음.

옛 중국 무협소설 문파처럼..


사이고가 16세에 사이고 타노모라는 고위 관료의 양자로 들어가는데,

하급 가신의 아들이었던 사이고 시로가 사이고 타노모의 양자로 들어간 것에 대해 떠도는 소문이 있긴 해.
바로 사이고 타노모의 숨겨진 아들이라는 설. 근데 뭐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냐.
그게 아니면 워낙 특출난 재능을 가진 시로가 타노모의 눈에 예쁘게 보였을 수도 있겠고.



아무튼 사이고 타노모는 시로에게 아이즈의 오토메 유술을 성심성의껏 알려줬다고 해. 
어쩌면 사이고 시로의 무도적 재능은 양아버지 사이고 타노모에 의해 깨우쳐졌을 수도 있겠다. 
물론, 훗날 이 드러난 재능이 날개를 활짝 펴고 전 유술계 강자들의 싸다구를 후려치게 되는데는 스승 가노 지고로의 덕도 컸겠지만.




1882년 상경한 사이고 시로는 육사 예비 학교인 세이조 학교에 입학한다.

작은 몸집이 군인이 되는데 걸림돌이 됐는지 사관학교 진학을 포기했다고 하는데,

-


그가 학업을 포기 않고 군인이 되었다면 지금처럼 전설로 남진 않았겠지.

아니면, 다른 분야에서 또 다른 전설이 됐을 수도 있겠고.

(군인이라는 특성상 신체 자격이 까다로웠을 수도 있겠다.

 아이키도를 창시한 우에시바 모리헤이도 군대에 자원했을 때 작은 체구 때문에 여러 번 빠꾸를 먹었었다고)



학업이야 어찌됐듯, 사이고 시로는 이노우에가 운영하는 천신진양류 도장에서 유술을 수련해.

그곳에서도 사이고의 재능은 빛을 뿜었던가.

동문 선배인 이노우에에게 인사차 들린 가노 지고로가 사이고를 발견, (오옷! 이놈 혼모노!)

선배에게 부탁해 사이고를 강도관으로 스카우트 한다.
당시 가노는 자신만의 유술인 가노류 유술(도장 이름을 따 강도관 유술이라고도 불렸다 함)을 창시했던 때,

어딜 가나 새로움은 기존 세력의 견제를 받기 마련이지.

가노의 유도는 전 유술계를 술렁이게 했고,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가노는 자신의 세력을 만드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

사람 한 명이 다급하던 가노가 천재의 삘을 마구마구 내뿜는 사이고 시로를 그냥 둘 수 없었겠지.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 했던가.
강도관으로 스카웃 된 사이고 시로는 가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어마무시한 실력으로 어마무시하게 승단을 해버린다.
사이고의 승단일수는 아직도 자료로 남아있는데,

지금처럼 시간적 체계 보다 철저하게 실력 위주의 승단 개념을 적용하던 때였는지

아마도 영원히 깨지지 않을 최단 시간 승단 기록으로 남지 않을까 해. (지금도 시합 실적 같은 실기 승단은 있지만) 



입문일이 1882년 8월 20인데...
초단 1882년 8월.
2 단 1883년 11월. 그리고...
4 단 1885년 8월!



키 153 cm에 몸무게 53kg의 단신 사이고 시로였다만 하늘은 이 작은 체구를 상쇄할 재능을 주었으니,

어찌 보면 참 신은 공평한 것 같기도 하다. 
가노는 사이고 시로를 메치기의 극에 달한 남자였으며 그 이후로는 그렇게 강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했을 정도였어.
이렇게 천재유도가의 불씨를 품고 있던 사이고는,

옆에서 부채질하고 기름 쏟아 붓는 것도 모자라 마른 장작까지 퍼부어 주는 가노를 만나 파이팅 넘치는 유도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2탄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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